한국에서 아파트를 전세로 주고 있는 임대인이라면, 전세 만기 때를 제외하고 세입자에게 연락을 받는 일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전세라는 제도 덕분에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접점이 적습니다.
미국은 다릅니다. 집주인은 생각보다 자주 세입자에게 연락을 받습니다. 크고 작은 수리 요청, 민원, 점검 요청까지 다양한 이유로 연락이 옵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이제는 미국 임대 관리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최근 실제로 겪은 사례 4가지를 공유합니다.
사례 1. 옷장 옷걸이 봉(Closet Bar)이 떨어졌어요
세입자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옷장 옷걸이 봉(Closet Bar)이 떨어져서 옷을 걸 수가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 연락한 수리 업체는 3일 후에나 방문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세입자는 오늘 혹은 내일까지 수리해달라고 했습니다. 급한 요청이었지만, 이 세입자는 월세를 한 번도 늦게 낸 적이 없는 성실한 분이었습니다. 다른 업체를 수소문해서 당일 수리를 해드렸습니다.
수리비는 약 $200 정도였습니다.
사실 세입자가 직접 사용하다가 파손한 경우라면 세입자가 수리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저는 웬만하면 그냥 처리해주는 편입니다. 곧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는데, 그때 월세를 조금 올려 받을 계획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좋은 세입자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공실이 발생하면 수리비 $200보다 훨씬 큰 손실이 생깁니다.
사례 2. 마당 수도관 밸브가 안 열려요
마당(Yard)으로 연결된 수도관 밸브가 열리지 않는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녹이 슬어서 작동이 안 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배관(Plumbing) 관련 작업은 반드시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비전문가가 임시로 수리하면 나중에 더 큰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관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누수가 생기거나, 잘못 건드리면 더 큰 공사로 번지기도 합니다.
아는 업체에 연락해서 이번 주 중으로 수리를 요청했습니다. 비용은 작업 후 확인될 예정입니다.
사례 3. 앞마당 나무 가지치기
앞마당 나무가 많이 자라서 가지치기를 진행했습니다. 이번에는 전문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했습니다.
전문가의 솜씨처럼 깔끔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정리는 되었습니다. 나무 가지치기는 미관상의 문제뿐 아니라 안전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지붕 위로 자란 나뭇가지는 폭풍 시 지붕을 파손할 수 있고, 보험회사에서 제거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전에 나무 제거 비용으로 $1,600을 지출한 경험이 있는데, 작은 가지치기는 직접 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사례 4. 뒷마당 데크 보강 — 도시 인스펙션 통과
이 사례는 세입자 요청이 아닌 도시(City) 요청이었습니다.
도시마다 다르지만, 일부 도시에서는 임대 주택에 대해 정기적인 인스펙션을 요구합니다. 임차인의 주거 환경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얼마 전 도시 임대주택 관리 담당자와 함께 인스펙션을 진행했고, 그 결과 뒷마당 데크(Deck)를 보강하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아는 업체에 연락해 공사를 진행했고, 비용은 $5,000이었습니다. 담당자가 수리 결과를 확인하고 승인해 주어 정기 인스펙션을 통과했습니다.
도시 인스펙션을 통과하지 못하면 임대 허가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요청 사항은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 임대 관리를 해보며 느낀 점
이 외에도 다양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될 때 더 공유드리겠습니다.
미국에서 집주인으로 살다 보면 이런 요청들이 생각보다 자주 옵니다. 처음에는 번거롭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이런 것들이 임대 관리의 일부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느낀 점이 있습니다. 미국의 월세 수준이 한국보다 높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유지보수 비용과 관리 노력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임대인이 세입자의 주거 환경을 적극적으로 유지·보수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 비용이 월세에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부동산 투자를 고려하신다면 이런 관리 비용과 시간적 부담도 미리 감안하고 계획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문의하기 페이지를 통해 언제든지 질문해 주세요.